홈캉스 계획

저희 집은 다둥이네이다 보니
애들을 맡기고 놀러를 가려면
호텔링 비용부터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항상 집에서 홈캉스를 즐겨왔어요.
처음에는 아파트에서 쭈욱 살았지만
애들이 한마리, 두마리 늘어나면서
아파트에서는 뭔가 민폐인거 같아서
주택을 고집하면서 살고 있어요.
주택이다 보니,
아파트에서 살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요.
겨울이 되면
난로를 켜서 그 위에 주전자를 올려서
물을 끓이고,
또 호일에 싼 고구마를 올려서
굽기도 해요.
물론 그렇게 구운 고구마는 항상
똥깡이들 입으로 들어가지요.
고구마 귀신들이다 보니
고구마를 구우려고 박스에서 꺼내기만 해도
아주 부리나케 달려와서
고구마가 익을때까지 꼼짝도 안하지요.

여름이면 마당에 풀장을 펴고,
햇빛에 타지 않게 천막도 펴고,
풀장안에는 에어매트를 깔고 누우면
에어컨이 필요없는 여름 피서지가 된 답니다.
날이 따뜻한 날이면 마당 평상에 담요를 깔면
밖에서 노는 거를 좋아하는 넷찌가
요렇게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시구요.
감귤이 나는 계절에는
감귤도 제주도에서 택배받아
똥깡이들 입으로 들어갑니다 :)
라면을 더욱 맛있게 먹고 싶을때는
한겨울에 점퍼를 입고
마당 평상에 휴대용 버너를 놓고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 먹어요.
대파도 텃밭에서 수확해서 바로바로 넣구요.
저희는 항상 1년 내내 집 대문을 열어놓고
똥깡이들이 마당과 집 안을 드나들 수 있도록
해 놓기 때문에
겨울에는 난로가 필수였어요.
맞벌이 가구다 보니 문을 닫아두면
똥깡이들은 저희가 퇴근할 때까지 집안에만
있어야 해서 주택에 온 이유가 없어지는거라
문을 열어두니 겨울에는 집 안 공기가 너무
썰렁해서 난로를 들였는데,
너무너무 따뜻하고 또 고구마도 구워먹기 좋고
나름 만족도가 엄청 높더라구요.
주택은 봄에는 농사지으면서,
여름에는 물놀이와 바베큐,
가을에는 농산물 수확을 하면서
겨울에는 난로에 고구마를 굽고,
마당에서 눈놀이를 하면서
1년내내 홈캉스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요 :)
몸이 좀 고달프고 편의시설은 좀 부족하지만
너무너무 만족스러운 생활이에요.
